<강원랜드 가치충전소 같이ON 프로그램>은 분주한 일과와 일상을 보내는 공익활동가의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응원 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조합가입기간이 3개월 이상인 동행 조합원을 대상으로 합니다.
2023년 지원사업을 갈무리하며 사업에 참여한 공익활동가들의 쉼표는 어떤 모양이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네 번째 시간으로 딥숲의 오하준 조합원을 만나 청년활동가의 자기돌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 본 지원사업은 강원랜드와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오하준 조합원님은 5년동안 동행의 응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신청서에는 늘 “신림의 고립은둔청년들과 같이 가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립은둔청년을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그들과 하이원리조트에 가면 어떤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는지 궁금하여 만나뵙기를 청했습니다.
Q. 딥숲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A. 서울시에서 관악구가 청년 인구 비율이 1위에요. 관악구에 노량진보다도 큰 고시촌이 형성되어 있어요. 역에서 원룸촌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딱 하나있어요. 그 길에 청년들이 문화예술과 함께 놀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조금 안일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 동네가 청년 우울증 유병률이 1위예요. 생각보다 문제가 깊은 거죠. 단순히 문화예술사업을 할 게 아니라 고립은둔청년들이 와서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이 청년들과 재밌는 걸 할 수 없을까 궁금했구요. 우리하고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주려고 사업을 기획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참여자 중에 적극적인 분들이 활동가로 남아주셔서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고요. 처음에는 사업들을 사비로 했는데 계속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원사업을 통해 네트워킹 파티와 공간 운영을 꾸준히 했어요. 딥숲은 문화예술/청년복지단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활동한 지는 7, 8년 되었구요.
Q. 그동안 딥숲이 운영했던 공간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이었나요?
A. 주말에는 포틀럭 파티, 영화음악 음감회 같은 행사를 많이 하구요. 평일은 “거기서 만나” 할 수 있을 만큼 자율적으로 쓰는 공간이었어요. 공연장 세팅이 돼 있었으니까 노래 연습도 하시고, 영화도 보시고, 동아리 모임을 하시는 분도 계셨구요. 네트워킹 공간이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동네 친구들이 제일 만나기 편하잖아요. 그 중에서 취향이 같거나, 하는 공부가 비슷하면 동아리가 만들어지게끔 의도를 했죠.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뭘 하겠다고 하면 좀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이요.
Q. 여러 의제 중에 왜 청년이었는지, 왜 방법은 문화예술이었는지도 궁금했어요
A. 경험 때문인 것 같아요. 여기에 20대에 처음 와서 인생 절반을 보냈거든요. 처음 왔을 때, 신림역 근처 골목은 가로등도 잘 안 들어왔어요. 우울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싶다고 생각했구요. 문화예술 계통에서 일하며 배웠던 것들을 적용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문화가 가진 힘으로 청년들을 모으고 교류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물건을 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는 현실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긴 해도 동네 분위기가 바뀌지 않잖아요.
이 동네를 근본적으로 재미있는 동네로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제2의 홍대를 꿈꿨죠. 문화는 누가 없애려고 노력해도 없어지지 않잖아요. 정책이나 복지는 정치 환경에 따라서 바뀌거든요. 문화는 만들어 놓으면 꾸준히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허브가 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구요.
그동안 사람들이 진짜 많이 바뀌었죠. 처음에는 외로웠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서 이제 외롭지는 않아요. 또 많은 분들이 계시고, 오래 계셨던 단체들도 많구요. 활동가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긴 하겠네요. (웃음)
Q. 청년 거주 비율이 높은 건 알고 있었는데, 신림이 우울한 동네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A. 살고 있던 사회 초년생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으면 떠나요. 여기가 골목도 어둡고 치안도 안 좋잖아요. 신림역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은 회사에 잘 들어간 직장인이나 살 수 있죠. 신림역에는 문화예술이나 청년복지공간이 없어요. 월세도 감당 안 돼구요. 신림의 시그니처인 원룸촌은 뒤쪽에 몰려 있어요. 저는 신림 안에서도 원룸촌에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 거예요. 외부에서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동네예요.
Q. 고시촌 청년들이 어떻게 모이는지 궁금해요. 누가 모일지 모르는 공간에 ‘나 혼자 밥 먹기는 싫으니까 가볼래’라고 결심을 하는 게 신기해요.
A. 동네 네트워크가 형성이 되어 있으니까 다른 단체에 포스터를 붙이거나 sns에서 공유를 해달라고 해요. 그럼 사람들이 와요. 신림이 혼밥 성지라고 하는데 그런 거 외로워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저희는 문화예술이나 취미로 첫 방문을 유도해요. 예를 들어 ‘영화 같이 보실 분’, ‘자격증 스터디’ 같은 거요. 명확한 목적이 있으면 처음인 사람들이 오기 편해요. 아무래도 라포 형성이 빨리 되잖아요. 그럼 오셨던 분끼리 자연스럽게 밥도 같이 먹고, 도림천 산책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죠. 기본적으로 청년들은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 하더라고요.
Q. 사업을 해 오시며 받았던 인상적인 피드백이 있으신가요?
A. “집에서 혼자 밥 먹기 싫었는데 끌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울증의 좋은 치료제가 사람 만나는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피드백도 받아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 저는 우울증이 심각한 병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피드백 주신 분은 “영혼에 깃드는 감기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의사 선생님이 그랬다”고 하시더라고요. 우울증은 인테리어가 제대로 안 된 작은 방에 혼자 있으면 깊어진대요. 의사도 외부 활동을 하라고 하잖아요. 밖에 나가볼 만한 곳을 제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거예요. 마침 나오기 위해 엄청난 용기를 내신 은둔고립청년분들이 오셨었구요. 오셔서 회복하고 가신 은둔고립청년도 있어요. 그런 피드백이 제일 뜻깊었죠. 동네 시끌시끌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이 제일 많고요.
Q. 이렇게 네트워킹을 통해서 연결된 청년들은 어떻게 부르세요? 그분들이랑 하이원리조트에 계속 가셨던 거죠?
A. 마을활동가라고 합니다. 사실 활동가, 스태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하이원은 같이 몇 개월 동안 사업했던 팀이랑 고생했다고 가기도 하구요. 파티에 새로 참여하시다가 “너무 재밌어요. 스태프 될래요” 하는 분들과 친목도모 겸 같이 가기도 해요.
Q. 제일 궁금했던 건 왜 굳이 하이원리조트여야 되는지였어요.
A. 여행 사업은 한 번 신청했었는데 떨어졌고요. 하이원이 여러 명이 가기가 좋잖아요. 활동가들은 숙박비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인원으로 가려니까 어딜 가더라도 비싸지거든요. 저는 여러 명이서 움직이는 게 좋은데, 회비를 걷으면 사람들한테 부담될 테니까 하이원이 베스트였어요.
Q. 동행이 활동가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요.
A. 안전망이 부재한 활동가들에게는 유일한 비빌 언덕이죠. 저도 수많은 활동가들처럼 자기돌봄을 잘하지 못해요. 가끔 가는 여행이 유일한 자기돌봄이니까요. 하이원은 저희한테 주기적으로 힐링하러 갈 수 있는 곳이에요. 5년 동안 같이 가는 멤버가 계속 바뀌었어요. 남들 힐링 시켜주다가 정작 자기는 힐링 못하는 경우 많잖아요. “우리는 어디서 힐링하지?여행이라도 가면 참 좋을 텐데.”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5년 전부터 계속 뜨길래 “신청 해봅시다.” 되네? “작년에 됐는데 또 되네?” 그래서 갔다 왔죠 감사하게.
Q. 이 활동을 하시는 이유가 ‘내가 청년이다. 내가 여기서 살고 있다’라는 점이 크다고 생각돼요. 언제까지 활동하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A. 계속할 생각은 없고요. 서울시 기준으로 (웃음) 저는 좀 있으면 청년이 끝나요. 그때는 저 말고 다른 분들이 하셔야죠. 모임에 청년이 아닌 사람이 있으면 서로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 없어도 잘 굴러가도록 하고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 사라지려고요. 제가 여기 계속 남아 있다면 40대를 위한 뭔가 재밌는 걸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저도 안 돼 봐서 아직 잘 모르겠는데, 40대가 ‘낀 세대’라고 불리면서 놀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40대가 되면 또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아요.
<강원랜드 가치충전소 같이ON 프로그램>은 분주한 일과와 일상을 보내는 공익활동가의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응원 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조합가입기간이 3개월 이상인 동행 조합원을 대상으로 합니다.
2023년 지원사업을 갈무리하며 사업에 참여한 공익활동가들의 쉼표는 어떤 모양이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네 번째 시간으로 딥숲의 오하준 조합원을 만나 청년활동가의 자기돌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 본 지원사업은 강원랜드와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오하준 조합원님은 5년동안 동행의 응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신청서에는 늘 “신림의 고립은둔청년들과 같이 가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립은둔청년을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그들과 하이원리조트에 가면 어떤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는지 궁금하여 만나뵙기를 청했습니다.
Q. 딥숲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A. 서울시에서 관악구가 청년 인구 비율이 1위에요. 관악구에 노량진보다도 큰 고시촌이 형성되어 있어요. 역에서 원룸촌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딱 하나있어요. 그 길에 청년들이 문화예술과 함께 놀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조금 안일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 동네가 청년 우울증 유병률이 1위예요. 생각보다 문제가 깊은 거죠. 단순히 문화예술사업을 할 게 아니라 고립은둔청년들이 와서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이 청년들과 재밌는 걸 할 수 없을까 궁금했구요. 우리하고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주려고 사업을 기획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참여자 중에 적극적인 분들이 활동가로 남아주셔서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고요. 처음에는 사업들을 사비로 했는데 계속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원사업을 통해 네트워킹 파티와 공간 운영을 꾸준히 했어요. 딥숲은 문화예술/청년복지단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활동한 지는 7, 8년 되었구요.
Q. 그동안 딥숲이 운영했던 공간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이었나요?
A. 주말에는 포틀럭 파티, 영화음악 음감회 같은 행사를 많이 하구요. 평일은 “거기서 만나” 할 수 있을 만큼 자율적으로 쓰는 공간이었어요. 공연장 세팅이 돼 있었으니까 노래 연습도 하시고, 영화도 보시고, 동아리 모임을 하시는 분도 계셨구요. 네트워킹 공간이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동네 친구들이 제일 만나기 편하잖아요. 그 중에서 취향이 같거나, 하는 공부가 비슷하면 동아리가 만들어지게끔 의도를 했죠. 청년들이 자체적으로 뭘 하겠다고 하면 좀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이요.
Q. 여러 의제 중에 왜 청년이었는지, 왜 방법은 문화예술이었는지도 궁금했어요
A. 경험 때문인 것 같아요. 여기에 20대에 처음 와서 인생 절반을 보냈거든요. 처음 왔을 때, 신림역 근처 골목은 가로등도 잘 안 들어왔어요. 우울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싶다고 생각했구요. 문화예술 계통에서 일하며 배웠던 것들을 적용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문화가 가진 힘으로 청년들을 모으고 교류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물건을 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는 현실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긴 해도 동네 분위기가 바뀌지 않잖아요.
이 동네를 근본적으로 재미있는 동네로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제2의 홍대를 꿈꿨죠. 문화는 누가 없애려고 노력해도 없어지지 않잖아요. 정책이나 복지는 정치 환경에 따라서 바뀌거든요. 문화는 만들어 놓으면 꾸준히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허브가 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구요.
그동안 사람들이 진짜 많이 바뀌었죠. 처음에는 외로웠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서 이제 외롭지는 않아요. 또 많은 분들이 계시고, 오래 계셨던 단체들도 많구요. 활동가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긴 하겠네요. (웃음)
Q. 청년 거주 비율이 높은 건 알고 있었는데, 신림이 우울한 동네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A. 살고 있던 사회 초년생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으면 떠나요. 여기가 골목도 어둡고 치안도 안 좋잖아요. 신림역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은 회사에 잘 들어간 직장인이나 살 수 있죠. 신림역에는 문화예술이나 청년복지공간이 없어요. 월세도 감당 안 돼구요. 신림의 시그니처인 원룸촌은 뒤쪽에 몰려 있어요. 저는 신림 안에서도 원룸촌에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 거예요. 외부에서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동네예요.
Q. 고시촌 청년들이 어떻게 모이는지 궁금해요. 누가 모일지 모르는 공간에 ‘나 혼자 밥 먹기는 싫으니까 가볼래’라고 결심을 하는 게 신기해요.
A. 동네 네트워크가 형성이 되어 있으니까 다른 단체에 포스터를 붙이거나 sns에서 공유를 해달라고 해요. 그럼 사람들이 와요. 신림이 혼밥 성지라고 하는데 그런 거 외로워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저희는 문화예술이나 취미로 첫 방문을 유도해요. 예를 들어 ‘영화 같이 보실 분’, ‘자격증 스터디’ 같은 거요. 명확한 목적이 있으면 처음인 사람들이 오기 편해요. 아무래도 라포 형성이 빨리 되잖아요. 그럼 오셨던 분끼리 자연스럽게 밥도 같이 먹고, 도림천 산책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죠. 기본적으로 청년들은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 하더라고요.
Q. 사업을 해 오시며 받았던 인상적인 피드백이 있으신가요?
A. “집에서 혼자 밥 먹기 싫었는데 끌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울증의 좋은 치료제가 사람 만나는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피드백도 받아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 저는 우울증이 심각한 병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피드백 주신 분은 “영혼에 깃드는 감기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의사 선생님이 그랬다”고 하시더라고요. 우울증은 인테리어가 제대로 안 된 작은 방에 혼자 있으면 깊어진대요. 의사도 외부 활동을 하라고 하잖아요. 밖에 나가볼 만한 곳을 제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거예요. 마침 나오기 위해 엄청난 용기를 내신 은둔고립청년분들이 오셨었구요. 오셔서 회복하고 가신 은둔고립청년도 있어요. 그런 피드백이 제일 뜻깊었죠. 동네 시끌시끌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이 제일 많고요.
Q. 이렇게 네트워킹을 통해서 연결된 청년들은 어떻게 부르세요? 그분들이랑 하이원리조트에 계속 가셨던 거죠?
A. 마을활동가라고 합니다. 사실 활동가, 스태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하이원은 같이 몇 개월 동안 사업했던 팀이랑 고생했다고 가기도 하구요. 파티에 새로 참여하시다가 “너무 재밌어요. 스태프 될래요” 하는 분들과 친목도모 겸 같이 가기도 해요.
Q. 제일 궁금했던 건 왜 굳이 하이원리조트여야 되는지였어요.
A. 여행 사업은 한 번 신청했었는데 떨어졌고요. 하이원이 여러 명이 가기가 좋잖아요. 활동가들은 숙박비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인원으로 가려니까 어딜 가더라도 비싸지거든요. 저는 여러 명이서 움직이는 게 좋은데, 회비를 걷으면 사람들한테 부담될 테니까 하이원이 베스트였어요.
Q. 동행이 활동가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요.
A. 안전망이 부재한 활동가들에게는 유일한 비빌 언덕이죠. 저도 수많은 활동가들처럼 자기돌봄을 잘하지 못해요. 가끔 가는 여행이 유일한 자기돌봄이니까요. 하이원은 저희한테 주기적으로 힐링하러 갈 수 있는 곳이에요. 5년 동안 같이 가는 멤버가 계속 바뀌었어요. 남들 힐링 시켜주다가 정작 자기는 힐링 못하는 경우 많잖아요. “우리는 어디서 힐링하지?여행이라도 가면 참 좋을 텐데.”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5년 전부터 계속 뜨길래 “신청 해봅시다.” 되네? “작년에 됐는데 또 되네?” 그래서 갔다 왔죠 감사하게.
Q. 이 활동을 하시는 이유가 ‘내가 청년이다. 내가 여기서 살고 있다’라는 점이 크다고 생각돼요. 언제까지 활동하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A. 계속할 생각은 없고요. 서울시 기준으로 (웃음) 저는 좀 있으면 청년이 끝나요. 그때는 저 말고 다른 분들이 하셔야죠. 모임에 청년이 아닌 사람이 있으면 서로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 없어도 잘 굴러가도록 하고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 사라지려고요. 제가 여기 계속 남아 있다면 40대를 위한 뭔가 재밌는 걸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저도 안 돼 봐서 아직 잘 모르겠는데, 40대가 ‘낀 세대’라고 불리면서 놀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40대가 되면 또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