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오늘을 사는 활동가들에게 동행이 드리는 글

관리자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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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연 기사를 보면서 몇 가지 소회를 밝히고 싶다.

2. 1,500 명이 넘는 활동가들의 상조단체인 <공익활동가 사회적 협동조합 동행>의 창립 이사장이고 현재 후원회장으로서 어제, 오늘의 일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이야기 하고 싶다.

3. 일부 기자들의 질문은 태도가 무례 했고 내용은 황당하거나 금도를 넘는 것이었다. 30년 동안의 영수증을 공개하라고? 나는 궁금하다. 그렇게 질문하는 기자의 소속 회사는 30년 동안 영수증 전부를 보관하고 있는가?

4. 정의연이 자선단체인가? 복지단체인가? 피해자의 인권을 대변하고 불의한 상황을 알리고 개선시키려는 단체인가? 기자들은 무엇이 다른지를 알고 질문 했는가?

5. 피해자나 어려운 분들을 물리적으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주로하는 자선/복지단체는 가능한 많은 자원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쓰며, 후원을 요청 할 때도 피해자나, 어려운 분들의 사정을, 생활형편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경비가 들게 마련이고 대체로 20~40퍼센트는 경비로 지출되게 마련이다. 작은 단체는 오히려 기획, 조직, 관리, 활동, 인건비, 홍보비가 더 나가는 경우도 많다.

6.상상해보라, 기관을 운영하려면 얼마만큼의 사람이,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어떤 경로를 통해, 누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정보를 만들어 당신에게 정보를 보내는지, 당신이 보낸 쌀을 누가 이고 지고 가서 전달 할 것인지, 반찬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청소는 누가 하며, 설겆이는 누가 하는지, 어떤 도움이 적시에, 적절하게 필요한지를 누가 판단하고 실행하고 있을지,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일을 하려면 어떤 수고가,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6. 인권, 환경, 젠더, 정책, 연구, 조직 활동을 하는 단체는 당연히 직접적인 형태의 물리적 지원보다 활동비가 더 들어가는 것이 상식 아닌가? 그것이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가?
당신이 알고 있는, 알게 된 수 많은 정보 중에 '시민단체'를 통해 알게된 정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았는가?
'정신대, 위안부, 소녀상' 등에 대해, 일본의 만행에 대해, 할머님들의 기가막힌 삶에 대해 누구를 통해 알게 되었고, 누가 그 이야기를 해주었는가? 환경에 대해, 기후 위기에 대해,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해, 인권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권력자들의 부정과 부패에 대해, 당신과 우리 모두의 복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들, 그들을 당신은 누구라고 생각했는가?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당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나서서 그 사실을 폭로하고, 피해자를 대신해 발언해주고, 권력과 싸워주는 사람들, 언론에서, 관심에서 사라져도 1년 365일 그 억울한 사람들 곁에서, 뒤에서, 앞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이 사는 삶을, 그들의 생활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7. 활동가들이 월급을 올려달라고,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우리의 활동을 알아달라고, 우리가 얼마나 큰 일을 하는지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있는가?

8. 15년 차 이상의 활동가들이 평균 200여 만원 받는다는 것을, 이것도 최근에 공공과의 협업, 위탁사업 등을 진행하는 기관, 단체의 활동가들의 임금을 합쳐서 낸 평균이라 그 정도이지 아직도 100만원대를 받으며 활동하는 활동가들, 그보다 아래의 활동비를 감수면서도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활동가들이 많다는 것을, 평균 부채가 6~7천 만원이고, 융자나 보험이나 연금 등은 딴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이런 상황에서도 활동가들이 우리 임금 올려주세요! 아니면 우리 임금부터 올릴게요! 라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9.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을 시작한 것은 활동가들 스스로 '상부상조'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다치고, 아프고, 심지어는 죽어도 스스로의 신념과 신앙에 따라 활동하는 사람들이라 모든 것을 스스로 감수한다. 이런 아픔을 알리지도 않고 있었다. 후원자들께, 피해자들, 어려운 분들께 부담을 드릴까봐! 월 5천원~2만원 낸다. 아프고 힘들 때, 자녀 학비가 필요할 때 서로 돕는다. 관심 밖에 머물러 있는 활동가들의 생활인으로서의 삶, 작지만 서로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준다.

10. 활동가 앞에 '공익'을 붙인 것은 활동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짐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활동가들을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해줄 것은 인정해주고 이들의 활동이 우리 모두의 삶과 세상을 개선하려는, 공공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편을 가르고, 모욕해서는 안된다.

11. 우리가 추운 날 촛불을 들었을 때, 잠도 휴일도 반납하며 그 무대와 광장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정리하던 사람들, 눈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활동가들이었다. 정신대, 위안부를 잘 알지도 못 하고, 일본의 만행과 우리나라 친일파들, 부패한 권력자들의 행태에 대해 잘 알지 못 했을 때, 잡혀가고 두들겨 맞으면서도 진실을 외치고 알려준 사람들, 김용균 군이 죽었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가족들과 함께한 사람들, 진실을 알린 사람들, 그 사람들이 활동가들이고 그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 시민사회단체이다.

12. 급박한 상황은 많고, 정치적 압박도 심하고, 인원은 적고, 당장 쓸 돈도 부족하고, 언제나 바른 태도를 유지해야 하고, 사적인 어려움을 토로해서는 안 되고, 지켜보는 사람은 많고, 일은 넘치고... 현실이다.

13. 부탁이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가들, 시민사회단체, 우리사회의 평균치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률을 가지고 있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 않는다(어느 사회나 일탈하는 소수는 있다. 시민사회단체 안에도 그런 사람들 일부 있는 것 인정한다).

14. 그러니 모욕하지 마라,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는 갖추어 달라!


-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송경용 후원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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