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가들이 서로서로 초대하는 100팀의 응원만남  캠페인 후기


우리 이렇게 만났어요!

바빠서 자주 보기 어려웠던 동료 활동가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나요?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 함께 식사하며 서로에게 힘이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즐거웠던 시간들을 함께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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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있니?밥먹자!  #힘내라!공익활동가 #동행응원사업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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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승리라도 챙기는 게... (연장 12회 무승부 야구 경기를 보다)

김용우
2023-06-26
조회수 81

만난 이: 장애인단체 활동가 L

만난 날짜: 2023년 4월 23일 (일)

만난 곳: 잠실야구장

만난 목적: 프로야구 경기 관람 (KT 위즈 : 두산 베어스)

  

‘L’은 장애인 단체에서 일한다. L은 나처럼 야구를 좋아한다. 그는 충청도 출신이라 본래 한화 이글스 팬이다. 허나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사업기간 안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이글스 경기가 없었다. 처음에는 고척돔 야구장에 갈 생각이었다. 둘 다 한국의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돔야구장에 가보질 못했기에. 3월에 예매를 했는데 L의 사정으로 취소했다. 4월에 다시 고척돔 경기를 급하게 예매하려니 L이 앉을 장애인석은 매진이었다. 잠실야구장에서 보기로 급변경했다.


 L을 오랜만에 보았다. 휠체어를 타는 L은 서울에 와서 야구장도 처음 와봤다고 했다. 우리는 치맥을 함께 하고 야구 수다도 나누며 관전했다. 낮 2시부터 시작한 경기는 속전속결이었다. 양 팀 다 점수가 나지 않아 이닝이 금방 바뀌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투수전이었다. 투수들이 잘 하기도 했겠지만 타선이 다들 잘 터지지 않는 것 같았다. 시작한 지 1시간 가까웠을 때 경기는 벌써 중반에 이르고 있었다. 조기 퇴근각이겠다 싶었다.


 8회에 접어들었을 때 L은 장애인콜택시(흔히 줄여서 ‘장콜’이라 부른다.)를 예약했다. 장콜은 언제 올지 알 수 없기에 미리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 장콜이 8회가 끝나기 전에 와버렸다. 그 바람에 L은 마지막 이닝을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때까지도 양 팀은 1:1로 승부가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지막까지 보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 놈의 장콜 때문에... L이 돌아가는 게 아쉬웠다.


 L의 몫까지 내가 남아서 보기로 했다. 9회까지도 양 팀은 점수를 더 못 내고 연장에 들어갔다. 경기는 12회까지 양팀 모두 무득점. 결국 1:1 무승부였다.

 프로야구에서 ‘무승부’는 0.5게임, 즉 반게임 승 정도로 처리한다. 1승도 아니고 1패도 아니다. 결국 승도 아니고 패도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가. 그렇지 않다. 만일 정규시즌의 막바지에 상위팀들의 승수 차이가 크지 않아 박빙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이 반게임 차이가 마지막 순위를 바꿀지도 모른다. 이 반게임 차이가 어떤 팀은 정규시즌(패넌트레이스)으로 마무리하게 만들고 어떤 팀은 가을야구(포스트시즌)로 보낼 수도 있다.


 그런데 누가 일부러 무승부를 만들고 싶겠는가. 기왕이면 이기는 게 당연히 좋다. 0.5승보다는 1승이 두 배나 값어치가 있다. 0승(패)보다는 낫겠지만 말이다. 그것도 12회 연장전까지, 정규이닝(9회)보다 3이닝이나 더 꽉꽉 채웠다면 두 말할 것도 없다. 3회를 더 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중간이나 마무리로 나오는 투수들을 더 소모해야 한다. 야수(타자)들도 더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타석에도 한두 번이라도 더 나가야 하고 수비 집중력도 떨어진다. 다음날 경기까지 지장을 준다.


 연장까지 가서 무승부라면 선수나 코치, 감독 모두 맥 빠질 것이다. 평소보다 1.3배로 개고생했는데 성과는 절반의 승리인 셈이다. 이 경기를 돌아와서 복기해보며 인생도 투쟁도 어찌보면 확실한 1승보다 절반의 승리라도 챙기는 게 다행이지 않나 싶었다. 다들 자기 인생에서 매일매일 야구에서 1승과 같은 성취를 만끽하길 원한다. 하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야구를 하다보면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은 때도 있다. 인생에도 ‘성공’보다 ‘실패’의 경험이 더 많이 쌓이기도 한다. 투쟁에 대입해도 비슷할 것이다. 성공한 대정부 투쟁보다 실패한 투쟁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완전한 패배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아예 지는 것보다 절반의 승리라도 가져오는 게 나을 때도 있다. 그 절반의 승리를 다음에 확실한 1승을 위한 디딤돌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L이 속한 장애인운동판에서 대정부 투쟁 집회를 할 때 트는 단골곡이 있다. 바로 ‘장애해방가’이다. (김호철 글/곡) 그 노래 앞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반토막 몸뚱이로 살아간다고 친구여 이세상에 기죽지마라

삐뚤어져 한쪽으로 사느니 반쪽이라도 올곧게


반토막 몸뚱이, 반토막 승리(제도는 바꿨지만 예산이 없거나 시행을 하지 않는)... 장애인들은 이런 조건 속에서 계속 싸워왔다. 하지만 그 절반의 승리라도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 가끔씩 진짜 승리를 하기도 한다. 그 승리가 쌓이다보면 어느 새 장애인들을 위한 저상버스와 지원주택, 일자리가 하나씩 늘어남을 발견한다. 진짜 ‘가을야구’, 완전히 새 세상인 ‘포스트 시즌(post season)’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장애해방’이라는 우승도 거머쥘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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