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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동방[후기] 활동가들의 보드게임!

동조동방 조합원 모임명 : 

보독


동조동방 모임 소개 : 

‘보독(보드게임 독해모임)’은 전쟁없는세상에서 주최한 <2017년 평화캠프>를 계기로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모임 구성원이 대부분 공익활동가들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서 다양한 보드게임을 하는데, 평화, 환경, 사회운동 등 주제가 다양합니다. 게임을 할 때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게임과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쟁 게임을 하면서는 반전운동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환경 게임을 하면서는 그린뉴딜 같은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의 활동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풍부한 공부가 됩니다.


동조동방 활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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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한 ‘프리덤(자유): 지하철도’는 남북전쟁 시기 이전 미국을 배경으로 노예를 탈출시키는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노예 마커를 이동시켜서 캐나다로 탈출하도록 돕는데, 노예 마커를 옮기면 노예 사냥꾼 마커도 쫓아온다. 그러다가 노예가 있는 도시 칸에 사냥꾼이 들어오면 노예가 다시 잡혀들어가는 방식이다. 어떻게 마커를 옮겨야 할지 복잡하고, 또 안전하게 이동시켜두어도 사냥꾼에게 잡히는 경우가 있어서 매번 마음이 쫄깃했다.

매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이벤트 카드를 볼 수 있는데, 실제 역사적 인물들이 자주 나온다. 노예 탈출에 실제로 함께 했던 인물들이다. 예를 들어서 노예를 많이 탈출시킨 인물의 카드를 사용하면 북부에 있는 노예를 사냥꾼의 방해 없이 바로 캐나다로 보낼 수 있는 식이다. 게임이 아니라 현실에서 노예를 탈출시키기 위해 힘쓴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생각에 뭉클했다. 특히 흑인 여성도 등장했는데, 게임이 한글화가 안된데다가 설명 자체가 짧아서, 게임을 끝낸 뒤에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보기도 했다.

특히 마음이 아팠던 것은 몇몇 노예를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일부러 잡힐 것을 알면서 노예를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사방이 사냥꾼으로 꽉 막힌 상태에서 노예 한명을 이동시켜 사냥꾼을 따돌리고 출구를 열거나 해당 도시 칸에 노예를 보내야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경우였다. 처음부터 이렇게 잔인한 플레이를 한 것은 아니고, 몇 차례 게임을 지고 나서야 시도해보고 결국 이겼다.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설계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보드게임은 전략적 요소가 있어야 재미있고, 전략은 무언가를 선택하고 다른 것을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게다가 실제 역사에서도 더 많은 노예를 탈출시키기 위해 일부 지역은 포기하는 등의 선택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안 좋았다.

구성원들은 게임을 마친 뒤 게임하면서 아쉬웠던 점이나 즐거웠던 점, 노예제나 인종차별, Black Lives Matter 운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 이런저런 잡담도 하면서 밥을 먹었다. 날씨가 더워서 점심에는 콩국수를 만들어 먹었고(이날을 위해서 미리 콩을 삶았다), 그랬더니 뭔가를 더 요리하기에는 만사 귀찮아지기도 했고 동행에서 감사하게 모임비를 주셔서 게임을 한 뒤 저녁에는 간단하게 피자를 시켜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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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해본 게임은 CO2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들이 함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협력게임이다. 다만 공동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 한다. 개인의 목표는 비공개라서, 알아서 잘 챙겨야 한다. 협력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 잘하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주도하고 초보 플레이어는 조금 겉도는 상황도 벌어지는데, 이런 형식의 게임은 그런 약점이 좀 보완되는 듯하다.

CO2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드는 게임이다. 여러 대륙에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 수력발전소, 재사용공장, 숲 등을 지어야 한다. 매번 게임마다 목표 카드들을 여러 개 뽑는데, 카드에 그려진 만큼의 시설 또는 숲을 여러 대륙에 지어서 미션을 달성해야 한다.

시설을 짓는 과정이나 조건이 다소 복잡해서 처음에는 많이 헤맸다. 기술을 개발한 뒤 인프라를 놓아야 시설을 지을 수 있다. 이때 플레이어가 서로 돌아가면서 누군가 인프라를 놓으면 다른 사람이 건설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이어간다. 그래서 매번 “나 이번에 숲을 지으려 하는데 인프라 놔줄 사람 없어?”라든지 “내가 기술 개발을 하면 너가 인프라 놓을 수 있겠어?”와 같은, 서로의 역할을 확인하는 대화가 끊임없이 오간다.

이날은 보독 구성원 이외의 손님들이 많았는데, 다행히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슬아슬했지만 결국 첫판부터 게임을 이겼다. 바로 다시 CO2를 하기에는 머리가 아파서, 다른 게임 ‘테라포밍 마스’를 했다. 이 게임은 화성을 개발하는 테마의 게임이다. 누군가 두 게임의 테마를 연결해서 “결국 지구가 기후위기를 견디지 못해 사람들이 화성으로 가게 됐다”고 농담을 했다. 생각해보면 진짜 우리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더 열심히 행동해야겠다. CO2게임도 종종 하고.

이날도 점심으로는 콩국수를 먹었다. 지난번에 콩을 너무 많이 사서 사람이 많을 때 해 먹어야 한다. 콩국수에 어울리는 사이드메뉴로 만두와 전도 함께 먹었다. 그리고는 저녁으로 동행의 모임 지원비로 해물누룽지탕을 먹었다. 모임 장소 인근에 식자재 마트가 있어서 저렴하게 밀키트를 살 수 있었다. 아, 밀키트를 사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데... CO2 게임 정신에 반하는 소비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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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단촐하게 4명이 모였다. 원래는 ‘디스 워 오브 마인’이라는 전쟁 테마의 게임을 할 생각이었는데, 동행모임비로 새로 산 게임 ‘헤게모니’를 꺼냈다. ‘디스 워 오브 마인’ 역시 정말 정말 좋은 게임이지만 구성원들이 이전에 몇 번 해보기도 했고, 전쟁 중에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 하다 보면 기분이 암울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 게임을 꼭 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딱 4인용의 게임이기도 했다.

‘헤게모니’는 각 플레이어나 노동자, 중산층, 자본가, 정부의 역할을 맡아서 영향력을 가장 높여야 이길 수 있는 비대칭 경쟁게임이다. 비대칭 게임은 처음 해보는데, 플레이어마다 점수 획득방식이나 할 수 있는 행동의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자본가는 기업을 세우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노동자는 노조를 만들어 파업을 할 수 있는 식이다. 매번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자본가는 노동자에 임금을 주고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고, 노동자는 임금을 받아 식량을 사고 노동자 계층을 늘려야 한다. 각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도 다르다.

심지어 게임 중에 투표도 할 수 있다. 노동 법안의 단계를 바꾸면 최저임금이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노동자와 자본가는 당연히 이해관계가 다르고 중산층이나 정부는 그때그때 유불리를 따져 캐스팅보트를 잡는다. 현실 고증이 잘 된 것 같다.

하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각 계층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자본가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어느새 “임금 주고 세금 내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 왜 파업을 자꾸 하는 거야?”라고 투덜거리고,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조세 회피 카드’를 내기도 한다.

이번 게임에서는 결국 정부 플레이어가 이겼다. 정부가 점수를 내기 위해서는 각 계층의 지지를 골고루 받는 게 관건인데,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넌 누구 편이냐”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은 지지점수를 착실히 쌓아서 이겼다.

마지막 모임이라서 메뉴를 고심해서 골랐다. 이번에도 모임 장소 인근의 식자재 마트를 이용했다. 페스코 멤버가 좋아할 만한 냉동 장어구이를 사고 그에 어울리는 냉동 오꼬노미야끼도 샀다. 장어는 식당에서는 물론 마트에서 사먹어도 비싼데 민물장어가 아니라 바다장어라서 그런지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 게다가 플라스틱도 아닌 종이상자 포장이다. 물론 장어나 오꼬노미야끼를 담은 비닐이 쓰레기로 나오긴 했지만, 지난번보다 선방했다.

단짠단짠하고 쫀득한 장어를 굽고 따끈하고 부드러운 오꼬노미야끼까지 곁들여 좋아하는 사람들고 함께 밥을 먹으니 삶이 참 평온하게 느껴졌다. 동행 덕분에 잘 쉬고 잘 놀고 잘 먹었다. 기운 내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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